한글, 漢字, 日本語 — 젊은 날 밤공부가 남겨준 것들

 

“젊은 시절 언어 공부를 회상하는 한국인 시니어의 따뜻한 일상”

요즘 글을 쓰다 보면 세 언어가 자연스럽게 섞입니다.
한글로 생각하고, 漢字로 정리하고, 日本語 단어가 문득 떠오르기도 하지요.

그러다 보면 젊은 시절 밤늦게까지 공부하던 시간이 문득 떠오릅니다.

회사에서 일과를 마치고 나면,
식사를 하는 둥 마는 둥 마치고 바로 일본어 학원으로 향했습니다.
새로 옮긴 부서(연구실)의 기술 서적 90%가 일본어였으니까요.

고등학생들과 함께 같은 교재로 기초부터 수업을 들었습니다.
수업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뒤에도
그날 배운 내용을 잊지 않으려고
밤늦게까지 책을 붙들고 공부하곤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학교 다닐 때 그렇게 많던 시간은 다 어디다 쓴 건가 싶기도 합니다.
그때 조금 더 성실했다면 좋았겠다 싶으면서도,
결국 제 공부는 사회에 나와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 셈이지요.

한자는 어린 시절,
선생님께 손바닥을 맞아가며 억지로 배우던 기억이 있습니다.
그래서인지 지금도 웬만한 한자는 읽고 쓸 수 있습니다.
옛날 공부 방식이 무조건 틀린 건 아니었다,
그런 생각도 조심스레 들곤 합니다.

그때는 그저 먹고살기 위해,
업무에 필요해서 하는 공부라고만 여겼습니다.
하지만 70이 넘은 지금 돌아보니,
그 시간들이 지금의 나를 만들어준 밑바탕이었음을 알게 됩니다.

언어는 기술이 아니라,
삶의 층위이자 시간이 쌓아 올린 이해의 흔적 같습니다.
젊은 날 밤마다 쌓아 올리던 작은 노력들이
세월이 지나 지금의 한 문장 속에서
조용히 다시 만나고 있으니까요.

앞으로도 이런 기억들을 천천히 꺼내어
라바김의 글 속에 하나씩 남겨 보려고 합니다.

— Rava.Ki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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