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터가 바뀌었습니다|공세동 시민농장 첫날, 쇠비름을 뽑다 옛날 생각이 났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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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매동 시민농장을 떠나 새롭게 일하게 된 용인 공세동 시민농장. 아담한 텃밭과 꽃밭이 있는 이곳에서 새로운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
오늘부터 제 일터가 바뀌었습니다.
그동안 일하던 고매동 시민농장을 떠나 공세동 시민농장으로 옮기게 됐습니다.
오늘 날짜로 여성 한 분이 다시 합류하면서 인원이 조정됐고, 저는 조금 더 일이 수월한 공세동 시민농장으로 가게 됐습니다.
처음에는 익숙한 곳을 떠난다는 것이 조금 어색했습니다. 그런데 막상 하루를 보내보니 제 생각보다 마음에 드는 곳이었습니다.
입구 찾기는 어려웠지만 아담한 농장이었습니다
처음 찾아갈 때는 입구를 찾기가 조금 어려웠습니다.
하지만 안으로 들어가 보니 농장이 아담하고 정돈된 느낌이었습니다. 고매동 시민농장과는 분위기가 또 달랐습니다.
텃밭은 1텃밭과 2텃밭으로 나뉘어 있고 각각 두 분이 관리한다고 합니다.
흙을 살펴보니 토질도 좋아 보였습니다. 실제로 텃밭에 심어놓은 작물들을 보니 농사도 제법 잘된 것 같았습니다.

새로운 일터가 된 용인 공세동 시민농장. 아담한 규모에 토질도 좋아 텃밭의 작물들이 잘 자라고 있었습니다.
새로운 곳에 오면 아무래도 주변부터 살펴보게 됩니다.
어디에 무엇이 있는지, 사람들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그리고 내가 해야 할 일이 무엇인지 하나씩 익혀야 하니까요.
제가 맡은 일도 정해졌습니다
오늘 첫날이라 담당해야 할 장소와 일을 안내받았습니다.
제가 맡은 곳은 화장실과 쉬는 평상 6개, 그리고 꽃밭 3곳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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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세동 시민농장에서 제가 관리하게 된 화장실과 관리동 주변. 앞으로 평상과 꽃밭과 함께 깨끗하게 살펴야 할 공간입니다. |
평상은 사람들이 쉬어가는 곳이니 깨끗하게 관리해야 하고, 꽃밭도 잡초가 무성하지 않도록 계속 살펴야 합니다.
세 군데 꽃밭 가운데 한 곳은 그동안 관리가 제대로 되지 않았는지 손이 꽤 많이 갈 것 같습니다.
그래도 하나씩 정리하다 보면 달라지는 모습이 눈에 보일 테니 그것도 나름대로 재미가 있을 것 같습니다.
첫날은 꽃밭의 잡초부터 뽑았습니다
오늘은 주로 꽃밭에 있는 잡초를 뽑았습니다.
죽은 꽃도 걷어내고 주변도 정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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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첫날 가장 먼저 손을 댄 공세동 시민농장의 꽃밭. 잡초를 뽑고 시든 꽃을 정리하며 새로운 일터에서의 하루를 시작했습니다. |
누군가 보기에는 그저 잡초를 뽑는 단순한 일일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꽃밭은 조금만 손을 놓아도 금방 잡초가 올라옵니다. 반대로 잡초 몇 포기만 걷어내도 분위기가 금세 달라집니다.
오늘은 첫날이라 무리하지 않고 앞으로 제가 관리해야 할 곳을 익히면서 천천히 일을 했습니다.
그러다 쇠비름을 참 많이 뽑았습니다.
쇠비름을 보니 어린 시절이 생각났습니다
쇠비름을 뽑다가 문득 어릴 적 생각이 났습니다.
요즘에는 밭에서 쇠비름이 보이면 대부분 잡초라고 생각하고 뽑아버립니다.
그런데 제가 어렸을 때는 쇠비름을 반찬으로 해 먹었습니다.
그때는 지금처럼 먹을 것이 풍족하지 않았습니다. 먹을 수 있는 나물이 있으면 그것도 소중한 반찬이었습니다.
오늘은 제가 그 쇠비름을 한 아름 뽑아서 버리고 있었습니다.
세월이 참 많이 변했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보리밥도 마찬가지입니다
쇠비름을 보니 자연스럽게 보리밥도 생각났습니다.
어릴 때는 보리밥이 싫었습니다.
먹을 것이 넉넉하지 않았던 시절이라 보리밥밖에 없으면 싫어도 꾸역꾸역 먹어야 했습니다.
그런데 지금은 어떻습니까.
사람들이 건강을 생각해서 일부러 보리밥 잘하는 식당을 찾아다니며 돈을 내고 먹습니다.
예전에는 먹기 싫어도 먹어야 했던 음식이 지금은 건강식이 됐습니다.
쇠비름도 그렇고 보리밥도 그렇습니다.
물건이나 음식 자체가 달라진 것이 아니라 그것을 바라보는 사람과 시대가 달라진 것입니다.
시대가 달라지면 가치도 달라집니다
오늘 잡초를 뽑으면서 이런 생각까지 하게 될 줄은 몰랐습니다.
생각해 보면 우리 삶에도 비슷한 것이 참 많습니다.
한때는 귀찮고 싫었던 것이 시간이 지나 소중해지기도 하고, 예전에는 귀했던 것이 너무 흔해져 별것 아닌 것이 되기도 합니다.
사람의 생각도 마찬가지입니다.
젊었을 때 중요하다고 생각했던 것과 지금 중요하다고 생각하는 것이 많이 달라졌습니다.
농장 뒤편에는 5층 석탑도 있습니다
농장 뒤편 개인 주택에는 공세리 5층 석탑도 하나 있습니다.
석탑을 보니 문득 옛 절터에 관한 생각이 났습니다. 고려시대에는 사찰이 좋은 자리에 들어선 경우가 많았고, 조선시대에 들어 불교가 억제되면서 많은 사찰이 산중으로 옮겨가거나 쇠락했습니다.
그래서 예전 절터가 훗날 다른 용도로 사용된 곳도 있었을 겁니다.
물론 이 석탑만 보고 이곳이 옛 절터였다고 말할 수는 없습니다. 석탑이 언제부터 이곳에 있었는지도 아직 모르니까요.
그래도 농장 뒤편에 서 있는 석탑을 바라보니 “혹시 이곳도 옛날부터 사람들이 좋은 자리라고 생각했던 곳은 아닐까?”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오늘은 쇠비름 하나에서 어린 시절을 떠올리고, 석탑 하나에서 더 먼 옛날을 생각했습니다.
한 장소에도 우리가 모르는 시간이 여러 겹 쌓여 있는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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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시 사람에게는 자유가 필요합니다
공세동 시민농장이 마음에 드는 가장 큰 이유 가운데 하나는 조금 더 자율적이라는 점입니다.
고매동보다 인원도 적습니다.
물론 맡은 일은 해야 합니다. 화장실도 관리해야 하고 평상도 살펴야 하고 꽃밭도 깨끗하게 만들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해진 일을 제대로 하면서도 내가 판단해서 움직일 수 있는 여지가 있습니다.
저는 이런 환경이 좋습니다.
사람에게 자유가 필요하다는 것은 거창한 철학의 문제가 아닌 것 같습니다.
내가 해야 할 일을 알고, 그 일을 어떤 순서와 방법으로 할 것인지 스스로 판단할 수 있는 것.
어쩌면 이런 작은 자유가 사람을 편안하게 만드는 아주 원초적인 조건인지도 모르겠습니다.
9월에는 저도 배추를 심어볼까 합니다
한 가지 재미있는 이야기도 들었습니다.
9월 5일에 배추 모종을 나눠준다고 합니다.
모종을 나눠주고 남는 것이 있다면 저도 조금 받아서 심어볼 생각입니다.
제가 직접 배추를 심고 물을 주고 가꾸어서 정말 배추가 자라는 모습을 보는 것도 재미있을 것 같습니다.
잘 자란다면 그 과정도 하나씩 기록해보려고 합니다.
은퇴 후 시민농장에서 일하면서 제가 직접 배추 농사까지 조금 경험하게 될 줄은 예전에는 생각하지 못했습니다.
그래서 요즘은 새로운 일이 생기는 것이 싫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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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공세동 시민농장의 텃밭 모습. 토질이 좋아 보였고 정성껏 가꾼 작물들도 잘 자라고 있어 새로운 일터의 첫인상이 좋았습니다. |
새로운 일터, 저는 이곳이 좋습니다
오늘은 공세동 시민농장에서 보낸 첫날이었습니다.
아직 모든 것이 익숙하지는 않습니다.
앞으로 관리해야 할 꽃밭 한 곳을 생각하면 벌써부터 땀이 날 것 같기도 합니다.
그래도 저는 이곳이 마음에 듭니다.
사람이 적고, 농장은 아담하고, 무엇보다 맡은 일을 하면서 어느 정도 스스로 판단하고 움직일 수 있다는 것이 좋습니다.
오늘 쇠비름을 뽑다가 어린 시절을 떠올렸듯이 앞으로 이곳에서 또 어떤 생각을 하게 될지도 모르겠습니다.
시대가 달라지면 쇠비름과 보리밥의 가치도 달라집니다.
사람의 삶도 그런 것 같습니다.
지금의 저는 거창한 것보다 내가 할 수 있는 일을 하고, 그 안에서 조금의 자유를 누리는 시간이 좋습니다.
새로운 일터에서도 맡은 기간이 끝나는 날까지 제가 해야 할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해보려고 합니다.
그리고 9월에는 작은 배추 몇 포기도 한번 키워보겠습니다.
잘 자라면 그 이야기도 다시 들려드리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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